기획자의 이야기
-토끼아빠프로젝트-
시각예술가인 장효경의 기획에 의해
하나의 주제를 공유하며 여러 작가들이 각각의 해석과 방법에 의한 작업을 하되 전체가 유기적인 하나의 작업으로 완성되는 방식으로
전시, 공연등 다원적 예술작업을 하는 프로젝트 그룹의 이름이다.
2000년부터 무대에서의 퍼포먼스 3회 전시 2회를 같은 방식으로 기획 제작하였다.

 
전체 기획은 토끼아빠 프로젝트의 기획으로서 설치작업의 형식을 갖고 있으나
후각과 기억의 관계에 대해 문학, 연극, 회화, 설치,가구설계, 조향 등 각각의 분야의 공동기획으로
시인인 한호진이 스토리를 만들고 그 스토리를 공유한 다른 이들이 각각 자신의 해석에 의해 독립적인 작업을 하되 하나의 큰 흐름속에서 완성되도록 다원적인 전체가 연극의 막구성을 가지고 기획되었다.

 

->전시 각단위는
1.굿모닝 (공동작업/관객참여)
2.품(서승현)
3.흔적의 향/공간의 향(박은영)
4 스위치(장효경+한호진+이성민)
5 공연:헨젤과 그레텔(김예나 스튜디오 나나다시)

/부대행사로 후각세미나 :'프루스트와 마주하다(부제) 기억 속, 냄새를 찾아서.(김아라  SCENTOY)
로 순서가 정해져 있다.

 

각각의 작업은 독립된 각 작가의 작업이자 다른 작업들의 기획에 어느 정도 상호 영향을 주고 받으며 완성되는 유기적인 협업작이기도 하다.


원래 이 작업은 인간의 일상적 기억의 집합체로서 가옥에서의 전시를 염두에 두고 기획하였으나
인왕시장에서 느껴지는 모든 냄새의 기억들을 되새겨 보는 작업으로 또 다른 버젼을 만들게 되었다.

 

-왜 -

이 전시의 기획은 5감중 하나인 후각을 어떻게 시각화해볼 수있을까 하는 질문에서 출발한 것이다.

당연히 그 방법이나 방향이 굉장히 포괄적이고 무엇도 가능하나 작업자도 관람자도 길을 잃기도 쉬운 상황이었다.

기획자는 조향 작업이 포함되는 방식으로 전시를 만들어 내면서 
접근과 표현이 쉬운 주제로 후각과 관계가 깊은 '기억환기'라는 부분에 촛점을 두기로 했었다.

 

후각은 인간 생존의 기본적인 , 따라서 매우 동물적인 감각이다.

그러면서도 가장 미묘하게 정서적인 환기를 불러 일으키며 무언의 대화와 사유를 하게 하는인간적이며 사회적인 감각이기도하다.

향과 기억을 조합시켜 전시를 기획하게 된 것은 브레인스토밍과정에서 나온 냄새와 관련된 추억담속에서
한 인간의 성장과 성숙을 표현해 낼 수있는 키워드가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기 때문이다.

 

-( 무엇을)-
그러나 후각적 반응 그리고 그것에 관련한 기억은 지극히 개인적인 것이며 주관적인 것이다.

이를 어떻게 작업하여 보여 줄 것인가?

우리는 일단 가상의 인물을 설정하고 그가 조향사가 되어 향을 만들어 내기까지의 인생 이야기를 만들어 내기로 했다.

 

이 스토리가 전시 전체를 직접 서술하고 있지는 않다 해도

그 상황과 설정을 이해하고 공유하며 암시되어진 대로 자신의 작업들을 만들어 내기로 한 것이다

 

누구도 처음부터 완성된 사람은 없다. 실수, 후회와 반성 그리고 다시 거듭되는 시도, 자기 생각을 만들어내고 다시 무너뜨려 재 구성 해보는 모든 과정, 자신이 갖고 있던 세계관과 가치관을 처음부터 다시 만들어 가는 그 과정이 가볍거나 감상적인 의미의 노스텔지어 만을 의미할 수는 없다.

그러나 인간적인 감정과 공감이 빠진 반성은 기계적인 파괴만을 결과로 가질 수도 있는 일이다.
기획자로서 장효경은 참가자들에게 이런 의도를 설명하고 각자의 생각들을 이끌어내려 했고

다른 공동기획자이자 작가들이 각자의 생각들을 주고 받으며 전체 구성과 기획을 만들어 내었다.


'인생,인간화의 과정을 향,후각으로 보여주는 작업' 이란 측면에서

참가자들의 다양성을 지향했고

세대가 각각이고 작업해온 장르가 다르고, 살아온 삶이 다른

각 사람마다의 기억과 그 해석은 다를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러나 굳이 중년 이후의 시각을 강조하지 않기로 했다.

그것이 갖는 완결지향이나 회한 혹은 감성적 되돌아보기 등을 원하지 않기 때문이다.

과거의 흔적을 많이 갖고 있는 장소에서 전시를 열고자 하는 것은 과거에 대한 향수때문이 아니라

변화의 과정에 관심을 갖기 때문이다. 노스텔지아가 과거에 대한 반성을 포함한다면 그것또한 미래지향의 정서활동이라 볼 수있을 것이다. 과거의 모습이라는 시각적 배경이 변화나 성장이라는 동적인 주체를 대비시키는 역할도 할 수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변화..의 과정이 결과를 지배하는 것은 당연하거니와

최소한 그 변화가 수동형이 아니라 능동형이어야만 그 주체를 성장시키는 결과를 얻는다는 것을 전제로 이제 갓 20대 중반에 이른 시인인 한호진이 변화와 성장을 주제 여러 공동기획자들의 협업으로 만들어낸 스토리 라인과 그것의 피드백으로 만들어진 다른 영역의 작가들의 조향 및 조형작업들로 전시 공간을 만들고 그 공간과 개념을 공유하는 공연을 통해 전체를 실현시키고자 한다.

-어디서 -

원래 이 기획의 의논 단계에서 전시 장소를 오랫동안 사람이 살아온 주택으로 설정하였었다.
인간의 냄새가 갖는 의미에 대한 이야기들을 자유롭게 주고 받았었는데

인간의 냄새가 베어 있지 않은 집 혹은 공간은 인간의 것으로 여겨 지지 않는다..라는 것이 기본적인 모티브가 되어

일상의 모든 행위가 냄새와 더불어 설명되어 질 수도 있고 그것이 한 사람의 삶의 양태와 가치도 규정지을 수있다는 것을 그대로 작업에 쓰기로 했던 것이다.

후각자체에 대해서도 이 거주 공간이라는 조건에 대해서도 사실 너무 많은 변수와 현실에서의 문제에 부딪혔고

이를 타개해보고자 장소를 찾던 중 방문했던 인왕시장의 살아있는 냄새의 향연에 감동받아
아예 두 군데의 장소로 나누어 우리의 생각을 현실화 해보기로 하였다.

 

회현동-이 지역은 젖소목장이 있어서 예전 타락동으로 불린 적이 있다.
무언가 유아 시절의 기억과도 연관이 될 듯한 지역 유래가 있는 데다가
시범아파트 인근의 오래된 골목과 건물들이 갖는 삶의 흔적이 이 전시의 성격과 맞는다고 여겨져 이 지역을 택하게 된 것이다.

'삶의 흔적이 담겨 있는 가옥구조를 택해 각 방마다 함께 만든 스토리 라인을 따라 관객이 한 젊은 여인의 추억과 성장의 흔적을 따라 볼 수있게 한다. '

는 애초의 기획안은 2층 이상의 규모를 가진 큰 주택을 상상하고 만들었던 것이나
이곳에서의 전시는 그보다는 작은, 그러나 원안에 가까운 설치가 이루어 질 예정이다.

인왕시장-이제는 밀려 생존의 위기조차 겪고 있는 서울의 재래시장들 그곳에서는 모든 삶의 냄새들이 동등한 가치를 갖고 함께 존재감을 드러낸다. 그 안에서 또 다른 층위에서의 냄새들에 의한 유형 무형의 공감각적 드라마를 연출하는 샘이다.
처음 기획자가 비오는 12월 저녁에 이 곳을 방문했을 때
순간 밀려드는 모든 생생한 날것들의 냄새에 압도당했던 기억이 있다.
때문에 작가들은 이 곳에서 작업에 대한 또 다른 시각을 얻어 가기도 했고 날마다 달라지는 시장 풍경을 보며
시장안 세상의 이야기를 들으며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의 차이에 대해 놀라기도 하고
세상 모든 것들의 존재감에 대해 경외감을 느끼기도 했다.

집에서의 전시가 냄새를 우리가 의도대로 유도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면
이곳에서의 전시는 오히려 주변에 가득한 냄새를 타고 함께 하면서 우리가 그 삶의 의미를 발견하는 방식이 될 것같다.
무엇보다 시장의 상인들과 장을 보러 나오는 사람들과 직접적인 교류와 소통이 이루어질 수있는 가능성을 생각하고
최대한 열린 방식의 전시를 지향한다.

 

-(누구를?) -

전시와 공연을 보러 오는 사람들은 물론 각 예술분야의 관계자나 적극적인 관객들일 가능성이 놓다.
하나 지역의 삶의 공간에서 이루어지는 이 행사는 당연히 지역주민들에게 열려 있을 뿐 아니라 참여를 기대하고 있다.
위 지역 주민들은 서울에 살면서도 서울의 문화적 혜택에서 조금 소외되어 있는 상태이고.만약 우리의 작업이 지역 주민들과의 대화나 참여가 없는 상태로 진행된다면 그것이 삶에서 가장 낯선 침범으로 여겨 질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므로 그것이 폭력적인 전달이나 교육의 차원이 아니라 함께 만들고 즐길 수있는 새로운 경험이 되도록 유도할 예정이다.


-어떻게-

(문학과 연극적 기법을 응용해 시각과 후각 청각등 오감을 사용해서 감상할 수있는 작업으로 제작과정에서 한호진의 시놉에 의해 시각화시키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개념적으로 시간적 흐름 혹은 연극적 막구성에 따라 각 스토리라인에서 출발한 제목을 붙여 장의 구분을 한다.

전체 시놉, 스토리의 구성은 모두의 의견을 반영한 한호진의 글쓰기로 이뤄지며

스토리라인에 의한 설치와 실제화는 같은 주제와 시놉을 공유한다 해도 개인별 작업은 각 작가의 개인작업으로서 독립된 작업을 추구한다.

덧붙여 1회성 이벤트이자 지역주민들을 위한 프로그램으로 후각에 관한 세미나를 개최한다.


-그리고-
이 기획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실제화의 여러 가지 상황상 빼놓아야 했던 부분들이 몇 가지 있다.
그 부분들을 포함한 기획의 완성과 발전은 이 두번의 전시 이후에 다시 준비하고 실행할 예정이다.

2013 장효경(토끼아빠프로젝트)